퇴비·양액 재활용을 통한 자원순환형 스마트팜 운영 모델
스마트팜은 ICT 기반의 정밀농업 시스템으로, 온도·습도·조도·양액 등 작물의 생육 조건을 정밀하게 제어함으로써 생산성과 품질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미래형 농업 모델이다. 그러나 기술적으로 진보한 시스템이라고 해도, 외부 투입 자원이 과도하게 소모되거나 폐기물이 다량 발생한다면, 그것은 진정한 스마트한 농업이라 보기 어렵다. 특히 양액 사용 이후의 배액 처리, 수확 후 작물 잔재 처리, 고정비용이 반복적으로 투입되는 비효율적 구조는 환경적 지속가능성과 경제성을 모두 위협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자원순환형 스마트팜’이라는 개념이 주목받고 있다. 자원순환형 모델은 기존의 투입→생산→폐기 구조에서 벗어나, 퇴비·양액 등 사용 후 자원을 다시 농장 내에서 재사용하고, 유기물 순환을 촉진하여 폐기물을 줄이는 지속 가능한 운영 시스템을 말한다. 특히 소규모 스마트팜이나 1인 창업자에게는 비용 절감, 환경 부담 완화, 장기적 경쟁력 확보라는 측면에서 유리한 구조로 평가된다.
이 글에서는 퇴비 및 양액의 효율적 재활용 방법과 기술 적용 사례, 운영 관리 요령, 실제 자원순환형 스마트팜 구축 사례를 중심으로 현장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전략적 인사이트를 제공한다.
스마트팜 내 퇴비 순환 시스템 구축 방법과 장점
작물 수확 후 발생하는 잎, 줄기, 뿌리 등 생체 잔재물은 일반적으로 폐기물로 분류되지만, 적절한 분해 과정을 거치면 고품질 퇴비로 재활용할 수 있다. 스마트팜의 경우 공간과 위생 환경이 제약되기 때문에, 작은 규모의 퇴비화 시스템을 내부 또는 인접 공간에 설치하여 자가순환 시스템을 구성할 수 있다.
퇴비화 구축 핵심 절차
- 1단계: 수확 후 작물 잔사 수거 (병해 잔사는 분리)
- 2단계: 분쇄기 또는 절단기 이용해 부피 축소
- 3단계: 미생물 접종(EM, 바실러스 계열 등)
- 4단계: 퇴비화기 내 삽입, 온도·수분 자동 조절 (퇴비기 1㎥ 기준 200~300만 원)
- 5단계: 2~3개월 후 자체 사용할 수 있는 유기질 퇴비 완성
활용 방식 및 장점
- 양액 배양 전 배지 개량용으로 사용 (특히 토마토, 오이 등 토양 재배 시 유리)
- 토경 스마트팜의 경우 토양 유기물 보충용으로 순환
- 연작장해 방지, 병해충 억제 효과 기대
- 외부 퇴비 구매 비용 절감, 생산물에 ‘자체 생산 유기 퇴비 사용’ 마케팅 가능
자체 퇴비화를 도입한 스마트팜은 작물 생산 후 발생하는 쓰레기를 줄이는 동시에, 작물의 영양 밸런스를 개선할 수 있어 생산성과 품질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
양액 재활용 시스템의 구조와 스마트 제어 통합 방식
스마트팜에서 사용되는 양액은 작물에 공급된 후 일부는 식물체에 흡수되며, 나머지는 배액으로 빠져나온다. 이 배액은 그대로 버려질 경우 환경오염의 원인이 되며, 양액 원액의 비용 손실로도 이어진다. 이에 따라 양액 재활용 시스템은 스마트팜 자원순환의 핵심 인프라 중 하나로 간주한다.
양액 재활용의 기본 구조
- 작물 근권 배액 → 배액 수거 트레이 → 중간 저수조 저장
- EC(전기전도도), pH 측정 센서 → 데이터 기반 양액 재사용 여부 판단
- 자동 정제 필터링 → 온도·EC 조절 → 양액기 재투입
스마트 제어기와 통합된 운영 방식
- 양액기와 환경제어기가 통합되어 있을 경우, 배액량 대비 재활용 비율 자동 설정
- 예시: 일일 총 급액량의 40% 배액 발생 시, 이 중 20%를 정화 후 재사용 설정
- EC, pH 기준 설정으로 안전성 확보 → 농도 이상 시 자동 폐기
운영 시 주의점
- 작물별 염류 민감도 확인 필요(딸기, 상추는 재활용 비율 낮게 설정)
- 정기적으로 정제 필터 교체 / 유해 미생물 검출 시 재사용 중단
- 재활용 양액은 새 양액과 섞어 사용 → 단독 사용 지양
양액 재활용은 연간 양액 비용의 약 20~30% 절감 효과가 있으며, 환경 부담 감소와 동시에 작물 생육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양액 농도 최적화’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고가의 양액 원액을 사용하는 스마트팜은 ROI 관점에서 반드시 고려해야 할 요소다.
자원순환형 스마트팜 국내외 사례와 운영 성과
현재 국내에서도 점차 자원순환형 스마트팜을 도입하는 농가가 늘어나고 있으며, 일부 지자체는 이를 장려하는 별도 지원사업을 운영 중이다. 해외에서는 자원순환 기반의 탄소중립형 스마트팜 모델이 농업 정책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사례 – 경북 예천 스마트 농장
- 수경재배 기반 상추 생산 스마트팜
- 작물 잔사 분쇄 → 미생물 접종 후 이동형 퇴비기 활용
- 일일 배액의 30% 재활용 설정 / 월 30만 원 이상 양액비 절감
- 자가 퇴비를 이용해 병해충 발생률 20% 감소
- ‘순환형 친환경 채소’ 브랜드로 로컬푸드 직매장에 안정 공급
국외 사례 – 일본 도쿄 외곽 탄소중립 스마트팜
- 폐열 이용 스마트온실 + 양액 재활용 80% 수준
- 배액 내 질소 성분 회수 및 비료화 / 퇴비 잔여물은 바이오가스로 활용
- CO₂ 배출량 70% 감소 인증 → 대형 유통사 납품 계약 확보
- ‘저탄소 농산물’로 분류되어 프리미엄 가격 형성
운영 효과 요약
- 연간 운영비 15~25% 절감
- 정량적 데이터 확보로 생육 품질 향상
- 소비자 대상 지속가능성 마케팅 가능 → 브랜드 가치 상승
이처럼 자원순환형 운영은 단순한 비용 절감을 넘어, 친환경 농업 인증, 유통 차별화, 정책 자금 확보 등 다양한 부가 효과로 연결되고 있다. 특히 지속할 수 있는 농업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순환형 운영은 스마트팜의 새로운 경쟁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끝으로,
스마트팜의 본질은 단순히 기계화된 농업이 아니다. 진정한 스마트 농업은 데이터를 활용해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낭비를 줄이며, 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방식으로 운영될 때 비로소 완성된다. 그런 의미에서 퇴비와 양액의 재활용은 스마트팜을 ‘기술 중심 농장’에서 ‘지속할 수 있는 생태 기반 농업’으로 전환하는 핵심 전략이다.
소규모 스마트팜이라도 퇴비기 한 대, 저수조 하나, 간단한 센서 몇 개만으로도 충분히 자원순환형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으며, 투자 대비 효과가 빠른 설비 중 하나다. 장기적으로는 탄소중립 정책, 친환경 인증, 유통업체의 지속가능성 요구 등에 대응하기 위한 필수 요소가 될 것이다.
앞으로의 농업은 생산성만으로 평가되지 않는다. 순환성과 친환경성이 결합한 농장만이 지속가능한 브랜드로 살아남을 수 있는 시대가 이미 도래했다. 스마트팜 창업자는 지금부터라도 ‘버려지는 자원을 다시 순환시키는 구조’를 통해 진짜 스마트한 농업 경영에 한 발 더 가까이 다가서야 한다.